경내를 거닐던 노인에게 법을 닦아 보라 권유
어느 날 점잖은 #노인 한 분이 경내를 이리저리 거닐고 있었다.
게셰 드롬이 그에게 말하였다.
“노인장, 거닐고 계신 것을 보니 좋긴 합니다만
, 법을 닦아보면 어떻겠습니까?”
이 말을 곰곰이 생각해본 그 점잖은 노인은 #경전을 #독송하는 편이 낫겠다고 느꼈다.
그가 사원 뜰에서 경을 읽고 있는데 게셰 드롬이 말했다.
“경을 읽고 계신 것을 보니 좋긴 합니다만, 법을 닦아보면 어떻겠습니까?”
이 말을 듣고 그 점잖은 노인은 선정을 닦아야 할까 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눈은 반쯤 내려감은 채 #가부좌를 틀고 좌복 위에 앉아 있었다. 게셰 드롬이 다시 말했다.
“선정을 닦고 계신 것을 보니 좋긴 합니다만, 법을 닦아보면 어떻겠습니까?”
이렇게 되자 그 노인은 완전히 혼란에 빠져 물었다.
“게셸라(Geshela)7), 법을 닦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발 좀 가르쳐 주십시오.”
드롬이 대답했다.
“세속적 삶에 이끌리는 마음을 뿌리치십시오.
지금 당장 그것을 뿌리쳐 버리십시오.
삶에 대해 이끌리는 마음을 뿌리치지 못하면
무엇을 하든 법을 닦는 일은 되지 못합니다.
세속사를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일단 이생에서 붙인 습관적 사고를 뿌리쳐서
더 이상 세상일 때문에 마음이 산만해지지 않게 되면,
그때는 어떤 일을 하던 그것이 바로 해탈의 길로
나아가는 확실한 걸음이 될 것입니다.”
“법(法)과 비법(非法)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포토와(Potowa)가 스승 드롬에게 물었다.
“사람을 옭매는 족쇄가 되는 번뇌와 반대되는 것이 법이다.
#족쇄가 되는 것은 법이 아니다.
속인들과 호흡을 같이 하지 않는 것은 법이다.
#호흡을 같이 하는 것은 법이 아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일치되는 것은 법이다.
일치하지 않는 것은 법이 아니다.
선이 뒤따라오면 법이다. 악이 뒤따라오면 법이 아니다.”
성자의 네 가지 행법을 닦으라
예르바이 샹춘은 말했다.
“그대 진정 해탈을 원할진대 죽음의 급박함을 끊임없이 관함으로써
생각과 행위를 성자들의 네 가지 행법[四聖種]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성자들의 네 가지 행법(行法)이란,
①간소한 수행자의 의복으로 만족하는 것
②조악한 음식으로 만족하는 것
③변변찮은 좌구(坐具)로 만족하는 것,
그리고 ④최소한의 약품으로 만족하는 것이다.”8)
“또 이 네 가지를 달리 말하면,
①욕심 없는 것 ②흡족해하는 것 ③간소하게 살아나가는 것, 그리고 ④쉽게 만족해하는 것이다.
욕심이 없다 함은 일체의 소유에 집착하지 않으며
삶을 꾸려나가는 데에 좋은 것이나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 것을 말한다.
흡족해 함이란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간소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조악하고 변변찮은 음식, 변변찮은 좌구, 그리고 간소한 옷으로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만족해함이란 하찮은 공양이나 예우에도 흡족하게 여기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살아가는 사람은 닦는 법마다 모두 깨달음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성자의 네 가지 행법을 지킨다는 말을 듣는다.
세속적 욕구에 완전히 몰두하고 있는 사람을 두고
성자의 행법을 지킨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 사람은 마(魔)의 행법을 지킨다 해야 마땅할 것이다.
왜냐하면, 계율에 어긋나는 활동을 고집하는 것은
악도(惡道)9)를 윤회하게 될 장본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당장 금생의 제반 욕구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내생에도 계속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금생의 제반 욕구를 포기하려면 무상을 끊임없이 관하는 것이 최상책이다.
새벽에 무상을 관하지 않으면
한낮에는 벌써 온갖 욕심에 젖어 있을 것이다.”
***무상을 관(觀)하라
게셰 포토와는 한 재가 제자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실제로 법을 참구하려면 무엇이 가장 중요합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상을 관(觀)하는 것이다.
무상을, 죽음의 급박함을 관하라.
그것이 그대가 법을 참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공부는 그대가 계행을 닦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도록 해줄 것이며
, 계행은 다시 그대로 하여금 만물이 본질적으로
평등하다는 것을 깨닫도록 도와줄 것이다.”
“무상의 관(觀)은 금생의 향락을 뿌리치려는 결단을 내리게 해줄 것이며,
모든 세속적 욕구를 떨쳐낼 수 있는 여건을 창출해줄 것이며,
그리하여 열반의 길에 들도록 도와줄 것이다.”
“무상을 관하여 다소라도 이해하게 되면
그대는 깨달음을 성취해 나아가게 된다
. 이는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해 줄 것이며,
그리하여 깨달음을 완성하는 데 이바지하도록 해줄 것이다.”
“무상을 관하여 다소라도 이해하게 되면
또한 그대는 마음을 단단히 잡게 될 것이며
그것은 본격적인 참구를 시작하는 조건이 된다.
이는 그대가 불환과10)의 단계에 드는 데 도움이 된다.
성자(聖者)의 네 가지 단계 가운데 세 번째로서,
이 자리에 이르면 다시는 몸